부산대학교 철학과 주관으로 11월 6일(목) 16~18시 인문관 502호에서 "AI에게 배우는 PSAT언어논리 고득점 전략" 특강을 진행합니다.
주제가 좀 특이하죠?
수험생 분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면서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논리개념 매뉴얼』 저자로서, 메가로스쿨 강사로서, 또 큐나이개발자로서 AI를 활용한 시험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AI 활용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기도 하고, 아마 (토큰 사용량 기준으로) 제가 강사 분들 중에는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본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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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구의 출현
혹시라도, AI가 여전히 못미덥거나 사고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아야 할 도구라고 생각된다면... 정상입니다. ㅎㅎ 혁신적인 도구가 나올 때마다 인간의 능력을 떨어트릴 것이라는 우려는 늘 있었습니다. 2,500년 플라톤도 그런 걱정을 했어요. 새로운 도구인 문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사람들이 문자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암기력이 떨어질 것이다. 문자는 진리가 아닌 지혜로워 보이게 하는 의견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문자로 공부한 이는 자신이 지혜로운 줄 알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플라톤, 『파이드로스』
하지만, 플라톤도 모든 사람과 평생 대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문자로 자신의 사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AI에 대한 우려도 같은 방식으로 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미 최전선에서는 AI를 어떻게 더 잘 사용할까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세계 정상급 학술지 네이처에서 연구자를 위한 AI, Nature Research Assistant를 내놓았습니다. 또한 현존 최고의 수학자로 꼽히는 테렌스 타오(Terence Tao)는 이미 2년 전에 "수학자는 지금껏 펜과 종이를 이용해 수학을 연구했지만 앞으론 인공지능(AI)이 수학 연구 방법을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라고 말했고, 올해는 유튜브를 만들어 자신이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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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계에 닥칠 미래
수험계에 닥칠 미래가 어떨지는 바둑계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알파고가 인간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는 게 확인되자, 프로기사들의 학습 방법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고수들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했지만, 지금은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도 노트북의 바둑 AI로 훈련한다고 하죠. “AI는 없는 인간만의 뭐가 있다? 그런 말 하는 사람 다 밀려났다.”는 장강명 작가의 관찰이, 여기저기서 목격될 겁니다.
저도 시험지문을 놓고 AI와 토론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배울 때도 있어요. 때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고요. 다른 강사분들과 이야기해봐도, 수업 준비할 때 AI를 적극 사용한다고 말해주더라고요. 특히 노트북LM은 안 쓰는 분을 찾기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학점 관리를 위해 대학생 분 대부분이 벌써 쓰고 있겠지만요.)
지금도 최근 1년 간 시행된 입법·5급·7급 PSAT/경찰대편입 언어논리, LEET 언어이해 등을전부 만점 받는 수준인데, 앞으로는 어떨까요? 『듀얼 브레인』 저자 이선 몰릭 교수는 "지금의 AI를 앞으로 사용하게 될 최악의 AI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습니다. 당장 올해 말에 Gemini 3.0이 출시된다는데, 또 얼마나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